이 사건은 보험계약상 허혈성심장질환 진단비 지급요건을 충족하였는지를 다툰 사안으로, 보험계약 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허혈성심장질환 진단이나 치료 또는 부검이 실시되지 않은 사안에서 시체검안의의 '사망진단서상 허혈성심장질환 추정 기재'만으로 보험금 지급약관상의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한 사안입니다.
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5.19. 선고 2024 가단 5505934 보험금
[사건 개요]
1. 이 사건 보험계약은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진단시 5천만 원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사건 보험계약 특별약관에서 '허혈성심장질환이라 함은, 제8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 [허혈성심장질환]으로 분류되는 질병으로 '협심증', '급성심근경색증', '후속 심근경색증', '급성심근경색증 후 특정 현존 합병증', '기타 급성 허혈성심장질환', '만성허혈성심장병'을 말한다. 또한 허혈성심장질환의 진단확정은 의료법 제3조에 따른 국내의 병원, 의원 또는 국외의 의료 관련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의 의사(치과의사 제외) 면허를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이 진단은 병력과 함께 심전도, 심장초음파, 관상동맥 촬영술, 혈액 중 심장 효소검사 등을 기초로 한다. 단,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위의 검사방법을 진단의 기초로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진단확정'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보험기간 중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가 있는 경우
- 부검감정서상 사인이 허혈성심장질환으로 확정되거나 추정되는 경우
2. 피보험자는 근무지 근처 인도 보행 중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 의식이 소실되었고, 이후 119 신고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나 사망에 이르렀다. 해당 병원 소속 의사는 망인의 사체에 대한 검안 후 망인의 사망일시와 더불어 '직접 사인 : 급성 심근경색(추정)', '위 급성 심근경색의 원인 :허혈성심장질환(추정)'이라고 기재된 시체검안서(사망진단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볼 때 망인에 대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받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화된 증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는 수익자인 원고에게 허혈성심장질환 진단에 따른 이 사건 진단비 5천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망인의 시체검안서에 직접사인이 '급성 심근경색(추정)'으로 기재되어 있고, 망인은 사망 1~2주 전 구토 증성과 흉부압박 증상, 수일 전부터 피곤감이 있었다.
2) 검안의는 망인의 시체를 검안하면서 말초혈액에 관하여 트로포닌 정성 반응 검사를 시행하였고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3) 검안의는 트로포닌 검사가 양성 반으응ㄹ 보일 시 허혈성심장질환 이외에 다른 사인 가능성이 배제되는 정황에서는 산인을 허혈성심장질환 또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추정 혹은 진단할 수 있고 망인의 경우 갑자기 의식 소실되어 급성 사망한 정황과 약 1~2주 전부터 흉부압박 증상 및 구토 증상이 선행된 점, 평소 만성 흡연 및 고도비만은 급성 심근경색 발병에 있어 주요 위험인자인 점 등을 고려하여, 망인의 사인을 급성 심근경색으로 추정 진단하면서 망인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보았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 , 트로포닌 검사 결과(양성) 뿐만 아니라 망인에 대한 뇌척수액 흡인검사(CSF) 정상 소견으로 급성 뇌출혈에 의한 사망은 배제 가능한 점 등을 근거로 망인의 직접사인을 ‘급성 심근경색(추정)’으로 기재한 사실, 트로포닌 정성 반응 검사는 심인성 사망, 뇌출혈로 인한 사망 등을 감별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수행될 수 있는 검사로서, 망인의 사망 후 실시된 검사결과 트로포닌(Troponin-I) 수치의 양성 소견이 있는 사실, 이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러한 사정들만으로는 보험계약상 허혈성심장질환의 일종인 급성심근경색증의 진단확정이 있었다거나 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점이 진단 내지 추정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1.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하여서는 여러 사인 가능성 중 하나로 허혈성심장질환을 추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① 보험기간 중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가 있는 경우’, ‘② 부검감정서상 사인이 허혈성심장질환으로 확정되거나 추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위 ①은 피보험자의 생전 신체에 대한 진료 또는 치료를 맡았던 주치의에 의하여, 위 ②는 사망 후 사체의 부검을 담당한 부검의에 의하여 작성되어야 하는 것임은 그 문언상 명백하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이 사망한 후 변사자 검시를 거쳐 시체검안서(사망진단서)만 작성되었을 뿐, 위와 같은 부검감정서 또는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는 작성된바 전혀 없다.
2. 사인이 분명하지 않아 사인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것으로 예견되는 경우에 망인의 유족이 보험회사 등 상대방에게 사망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먼저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증명 과정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부검을 하지 않아 사인을 밝히려는 증명책임을 다하지 못한 유족에게 부검을 통해 사인이 명확히 밝혀진 경우보다 더 유리하게 사인을 추정할 수는 없으므로, 부검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불이익은 유족들이 감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 12241, 1225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망인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지 않은 이상, 이제는 부검을 통하여 망인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3. (중략) 따라서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사후(死後)’ 트로포닌 I 검사의 경우, 트로포닌 상승이 사체의 심근세포 손상을 의미할 수는 있으나, 사후 세포들의 자가분해(자가융해, postmortem autolysis)로 자연 상승 가능성3)과 심폐소생술(CPR)의 영향, 사망 후 시간(postmortem interval) 영향 등을 고려하면 생전 기준(reference range)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자체 심근 손상과의 구별이 어렵거나 결과 편차가 매우 크다는 점 때문에 사망원인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보조적 참고 자료로서만 활용 가능할 뿐, 사체(死體)에 대한 트로포닌 양성반응 그 자체를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망인의 경우에도 사망 당시 약 1시간가량 진행된 심폐소생술(CPR) 과정에서 심근 세포가 손상되었거나, 사망 후 검안까지의 시간이 경과하여 트로포닌 수치가 자연적으로 상승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원고는, 망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하여 치료나 이학적 검사를 거칠 수 없는 경우 망인의 사체 검안을 담당한 자격 있는 의사에 의해 망인의 과거 병력, 사망 전후의 증상 등을 종합하여 ‘급성 심근경색증’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없는 진단이 이루어졌다면 이 사건 보험계약상 진단비의 지급요건인 진단확정이 있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계약상 ‘이 사건 진단비’는 피보험자가 ‘심전도, 심장초음파, 관상동맥(심장동맥)촬영술, 혈액 중 심장 효소검사 등 원칙적인 검사방법’을 거쳐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진단확정을 받고 치료받게 될 경우를 전제하여 지급되는 보험금으로서, 다만 피보험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위 ‘원칙적 검사방법’을 진단의 기초로 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사후에는 ‘부검감정서’를 통해 그 사인이 허혈성심장질환으로 확정 또는 추정되면 위와 같은 ‘진단확정’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 두었는바, 그러한 약관 규정이 특별히 부당하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선별검사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에 불과한 검안의의 소견을 위와 같이 정밀 진단에 필요한 ‘원칙적 검사방법’을 대체하는 ‘부검감정서’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고,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급성 심근경색증’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이 사건에서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없는 진단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즉, 검안의로서 트로포닌 검사 외에 외관상 관찰 가능한 검안 소견과 유족 등의 진술 등만을 근거로 위와 같은 사체검안서(사망진단서)를 작성하였음을 알 수 있고, 순환기내과 전문의 L가 작성한 감정서는 스스로도 ‘법의학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한 답변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근거가 부족하거나 추상적·일반적이고 단편적인 내용에 불과하여 원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기에 부족하다.(후략)"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의 핵심은 급성 심근경색 등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 사안에서 '부검 미실시'와 '시체검안서상 추정 기재만으로는 보험금을 지급받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한 데 있습니다. 법원은 사후 트로포닌 검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약관에 명시된 엄격한 증명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생전 진단 기록이 없는 보험금 청구 사건은 초기 대응 방식과 입증 자료의 객관성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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