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마을버스 운전기사 뇌출혈 사망, 산재 인정 판결 분석 (울산지방법원 2024구합5487)

하행정사 2026. 6. 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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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지방법원은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망인이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에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며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객관적인 근무 시간만을 따지는 것을 넘어, 실제 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업무의 실질적 특성과 노동자의 개인적 건강 요인이 업무와 결합하여 질병을 가속화했을 가능성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본 글에서는 해당 판결의 핵심 논리와 과로사 산재 인정 기준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 울산지방법원 2026.5.14. 선고 2024구합 5487 유족급여등 부지급 처분 취소

 

[사건 개요]

1. 망인은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2022년 12월 20일부터 업무를 수행하는 중, 2023년 1월 19일 근무 중 발생한 두통, 어지럼증 등으로 병원에서 '소뇌의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하다 2023년 1월 23일 직접사인 '심폐 정지', 직접사인의 원인 '뇌출혈'로 사망하였다. 

 

2.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을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망인이 수행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지급 처분을 하였고, 이에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 주장]

망인은 4주 동안 1주 평균 58시간 53분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로 인해 사건 상병이 발생하여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수행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

 

[관련 법리]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 인과관계는 의학·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9두 62604 판결 등 참조)."

 

[법원의 판단]

1.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에서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기 시작하여 사망에 이르기까지 기간은 불과 4주 남짓으로 근무기간이 12주가 되지 않아 위 규정이 직접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으나, 과로와 뇌혈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일응의 기준으로 참작할 수는 있다." 

 

2. 피고의 사건 처분 당시 망인의 업무 시간 산정 방법과 실제 업무 시간 사이의 차이가 있다.(부지급 처분의 근거가 된 업무시간은 출발시간을 업무시간으로 삼았으나, 점호기록을 보면 출발시간보다 30~1시간 가량 빠른 점, 그리고 차량 점 검 및 간단한 정비 등을 해야 하는 점을 미뤄본다면 출발시간이 아닌 점호시간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점 등)

 

3. 마을버스 운전업무의 특성상 짧은 배차간격으로 인한 휴식시간의 부족과 교통사고 발생 시 이직이 어려워 높은 긴장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하며,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를 때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일정한 특성을 가진 업무에 관해 업무와 질병 사이 관련성을 강하게 평가하고 있는 점을 본다면 마을버스 운전기사 업무는 '고대제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으로 해당 고시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4. 고용노동부 고시는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발병 전 1주일 간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 간에 1주 평균보다 30퍼센트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 강도, 업무 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데, 망인은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기 전 시급제로 배달 업무에 종사하며 근무한 시간에 비해 2배 가까운 업무를 수행한 점은 망인에게 단기간 동안 급격한 업무상 부담이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5. 망인이 고도비만, 흡연, 이상지질혈증 등을 갖고 있어 뇌출혈의 주요 위험요인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으나, 이런 위험인자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망인이 수행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망인이 수행한 업무가 사건 상병 질병의 발병 및 사망을 가속화시켰다면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판결은 산재 인정에 있어 '평균적인 근로자'의 잣대가 아닌, '해당 근로자의 구체적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법원은 출발시간이 아닌 실제 점호시간을 기준으로 실질 업무 시간을 산정했고, 마을버스 운전업무의 높은 정신적 긴장도와 배달직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업무 강도 등 '단기간의 급격한 업무 부담'을 주목했습니다. 특히 기저질환(고도비만, 흡연 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으며, 업무가 질병의 진행 속도를 가속화했다면 충분히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음을 명시했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업무상 과로와 기존 질병 사이의 관계를 입증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산재 보상의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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