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취식으로 경찰에게 통고처분을 받은 후 현행범으로 조사를 받는 중 동종전력이 밝혀져 담당 경찰관이 통고처분을 취소하고 검찰이 상습사기죄로 기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판례는 통고처분의 임의취소 후 공소제기에 대한 효력을 판단한 사례입니다.
대법원 2021.4.1. 선고 2020도 15194 상습사기 등
1. 사건 개요
- 피고인은 2020.2.23. 05시 30분경 행위로,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9호 무전취식으로 통고처분을 받았으며,
같은 날 11시 경 행위로 피고인은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 현행범으로 조사하는 중, 통고처분 내역을 비롯한 피고인의 동종전력 등이 확인되어 경찰서장을 수신자로 하여 담당 경찰관은 통고처분을 취소하고 상습사기죄로 형사입건코자 한다는 내용으로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습니다.
- 검사는 사건 범죄사실 전부에 대해 상습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및 원심은 이 사건 상습사기죄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부분은 이미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범칙행위에 대한 것으로서 이에 대한 공소제기는 부적법하다.
담당 경찰관이 위 제1항 기재 범행을 형사입건 하기 위해 통고처분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으나, 이 와 같은 사정만으로 통고처분에 대한 유효한 취소 처분이 이루어졌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설령 취소처분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하고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부분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통고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관련 법리
"위와 같은 규정 내용과 통고처분제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경범죄 처벌법 상 범칙금제도는 범칙행위에 대하여 형사절차에 앞서 경찰서장의 통고처분에 따라 범칙금을 납부할 경우 이를 납부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기소를 하지 않는 처벌의 특례를 마련해 둔 것으로 법원의 재판절차와는 제도적 취지와 법적 성질에서 차이가 있다."(대법원 2012.9.13. 선고 2012도 6612 판결 등 참조)
"경찰서장이 범칙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한 이상, 범칙자의 위와 같은 절차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통고처분에서 정한 범칙금 납부기간까지는 원칙적으로 경찰서장은 즉결심판을 청구할 수 없고, 검사도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또한 범칙자가 범칙금 납부기간이 지나도록 범칙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면 경찰서장이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하고, 검사는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대법원 2020.4.29. 선고 2017도 13409 판결, 대법원 2020. 7. 29. 선고 2020도 4738 판결 참조) 나아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경찰서장은 범칙행위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이미 한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할 수 없다."(대법원 2021.4.1. 선고 2020도 15194 판결)
일단 범칙행위에 대해 통고처분을 한 이상, 수사기관의 편의나 사정 변경이 있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통고처분을 임의로 뒤집을 수는 없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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